[로봇신문] 스키 로봇 대회를 준비 중인 사람들 2: 스키 로봇을 만드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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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여덟 팀이 참가한 평창 스키로봇 프로젝트에는, 한양대학교 팀 히어로즈의 스키로봇 ‘다이애나’ 프로젝트 엄윤설(41) 숙명여대 교수를 비롯해, 네 팀에 걸쳐 모두 여섯 명의 여성 연구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과제를 마치고 졸업한 팀원까지 합치면 일곱 명이다. 참가 팀을 선발하는 과제 심사기준에 여성 연구원 참여시 가산점을 부여한 것이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여성 연구원들은 단순히 가산점을 위해 끼워 넣는 존재를 너머, 설계와 디자인, 매니지먼트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엄윤설 교수

<엄윤설 교수, 신선아 연구원>

엄윤설 교수는 숙명여대 공예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교에서 석사를 했다. 그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과 ‘TEDx’ 등을 통해 대중에 알려진 키네틱 아트 전문가다. ‘찰리’ ‘똘망’ ‘다이애나’ 3대의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다수의 로봇 디자인에 참여했다. 로봇의 외관과 의상은 물론, 팀 매니지먼트와 언론 응대도 모두 그의 몫이다.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와 뉴질랜드 원정훈련 같은 극한 상황에선 운전과 식사, 정신적 안정까지 책임지는 팀의 ‘엄마’다. 한 교수가 참여한 모든 로봇의 절반은 그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팀이 로봇과 함께 맞춰 입은 하얀 스키복 어깨에는 한양대와 숙대의 로고가 한쪽씩 사이 좋게 새겨져 있다.

같은 팀 신선아(27) 연구원은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마치고 한양대 한재권 교수 연구실에 석사로 들어왔다. “신 연구원은 한 교수가 연구실을 차리고 처음 받은 제자라 애착이 커요. 우리 부부에겐 ‘큰딸’이나 마찬가지죠.” 그는 HRI 연구를 진행하며 연구실 세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스키로봇 프로젝트에선 라이다 파트에 기여했다. 최근 졸업하고 LG CNS에 입사했다. 새로 합류한 권혜진(24) 연구원은 엄 교수의 숙대 공예과 직속 후배이며, 제자다. 로봇 프로젝트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커버링과 디자인 작업을 담당했다.

한양대 신선아 연구원, 엄윤설 교수

<강은하 연구원>

미니로봇 ‘태권브이’의 강은하(25) 연구원은 인천대학교 기계공학과를 나왔다. “<건담>을 보며 꿈을 키웠습니다. ‘강철의 연금술사’를 보면서 의수와 의족을 만들고 싶었죠. 로봇을 하려고 기계과에 진학했지만, 막상 학부에선 기회가 닿지 않았습니다.” 그는 입사해서 1년 정도 휴머노이드 설계와 가공을 배우고 있다. 회사의 로봇 개발자들과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팔의 폴을 잡을 때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계하고, 발바닥이 스키와 맞닿는 면을 만들었다. 발 크기를 줄이고 발목 자유도를 3으로 설계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3D 가공이 가능한 CNC 머신을 사용해 직접 만들어 뿌듯하다.

강은하 연구원

<이미란 연구원>

팀원이 단 세 명 뿐인 명지대학교 팀의 이미란(23) 연구원은 팀 내 유일한 학생이다. 다른 팀원은 상체 제어를 맡은 아주대학교 전자공학과 홍영대 교수. 이 연구원는 명지대 전기공학과를 다니며 기계공학을 부전공했다. CAD 수업도 열심히 들었다. 졸업과 동시에 이범주 교수 연구실로 석사 진학을 앞두고 있다. 이 연구원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로봇공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로봇은 제가 설계한 것이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나온다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아직 분야를 정하지는 못했지만, 휴머노이드는 전공인 코딩을 하면서 기구 설계까지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 교수가 설계한 휴머노이드를 분리하고 수백 개의 볼트를 조립하면서 관절 구조를 직접 익혀온 실력파다. 한 달 동안 작업한 끝에 실력은 손에 붙었는데,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고.

<이세리 연구원, 노혜빈 연구원>

국민대학교 조백규 교수가 이끄는 ‘쿠도스-스키 팀’의 이세리(25) 연구원은 ‘걸스로봇’ 1기 펠로우로 선정돼 활발하게 활동하며 커뮤니티에 이름을 알렸다. 기계공학과 졸업과 동시에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요술공주 세리’라는 별명처럼 비전, 제어, 설계 등 전방위 다재다능의 소유자. 스키로봇 프로젝트에는 뒤늦게 합류해 영상처리 분야에서 로우레벨 기본 인식을 담당했다. 축구로봇 ‘쿠도스’ 팀에서 활약하면서, 로봇을 일일이 설정하고 제어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로봇축구 시절에는 맨 땅에 헤딩하듯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 단순 무식했죠. 팀에 체계가 잡힌 지금은 효율적으로 일을 나누고 심화 발전시킨다는 점에서 보람이 있어요.” 스키로봇의 비전을 맡은 그는 정작 스키를 탈 줄 모른다고. 춥고 습한 작업환경에서 보행이 아닌 운동방식을 연구하는 일이 흥미롭다고 한다.

이세리 연구원

팀 내 또다른 여성 연구원인 노혜빈(22) 학생은 기계공학과 4학년이다. 이세리 연구원과 마찬가지로 쿠도스 활동을 통해 로봇을 처음 접했다. 친구와 놀려고 들어왔다가 정작 자신이 더 오래 남았다고. 스키로봇 프로젝트에서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위한 GUI를 담당하고 있다. 오픈소스 플랫폼이 잘 돼 있는 로봇축구와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해야 하는 스키로봇은 큰 도전이 됐다고 한다. 밤샘도 잦고 로봇이 너무 무거워 고생이 많았지만, 모든 순간이 재미있었다고. “원래는 기계치에 가까웠어요. 손대는 물건마다 망가뜨려서 일부러 기계과로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안 망가뜨려요.” 앞으로 생명체와 관련된 로봇을 해보고 싶은 것이 꿈이다.

 

<필자:이진주 걸스로봇 대표,김연희 걸스로봇 긱스카우트>
출처: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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