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스카우트] RE:WORK 컨퍼런스, 지금 여기의 일을 통해 내일 그곳의 일을 엿보다

 

[1] 일의 의미

프리랜서 마감 노동자의 일과 삶; 무엇이 꼭 되지 않아도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자유

| 윤이나 작가

긱스카우트 장윤원

미래에서 온 당신의 직업 “프리랜서 마감노동자”

윤이나 씨의 명함에는 직함 대신 긴 밑줄이 있다. 작가, 비평가,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등 어떤 것도 들어갈 수 있는 자리. 리워크 컨퍼런스에 연사로 나선 그는, 그 밑줄 위에 “프리랜서 마감 노동자”라는 ‘직업’을 적어 넣었다. 프리랜서는 특정한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상태로 다양한 사람들과 개별 계약을 맺어 일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영화 평론, 드라마 대본, 패션 칼럼까지 종횡무진 글을 써내려가는 윤이나 작가 역시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는 프리랜서가 자신을 비롯한 몇몇에게만 해당되는 특수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못박는다. 이유는 하나다. 프리랜서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그에 따르면 프리랜서는 일종의 상태다. “소속이 없으나, BUT 일하고 있음”이라는 상태 말이다. 철밥통은 옛말이고, 월요일에는 퇴사를, 금요일에는 이직을 생각하는 모든 직장인들은 언제든 프리랜서라는 상태로 빠질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아직” 프리랜서가 아닌 상태에 불과하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돈과 시간이다. 한 조직에 속해있지 않기에 일의 양이 정해져 있지 않고, 수입도 극도로 불안정하다. 어떤 달에는 600만원이, 어떤 달에는 0원이 찍히는 널뛰기가 계속된다. 남들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생계가 걸려 있으면 마냥 즐거울 수 만은 없다. 게다가 나의 사장님은 나다. 관대한 그는 나의 비평가이자 독자이자 시청자이며 관객이고 후배이자 선배이기도 하다. 홀로 시간 관리하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돈과 시간의 가난에 쫓기다 생각한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와 빚만 남기고 떠나가지 않을 수 있을까?”

언젠가 모두 프리랜서가 될 우리에게 그는 이렇게 조언한다.

1. 불안을 견디는 근육을 키우자. 건강을 해치지 않고, 일상을 지키며, 주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소득을 유지한다.
2. 프로 돈돈러가 되자. 일의 효율은 감정노동+개인적 만족도+소득이다. 내 돈 주장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되 내게 정말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는 확실하게 알자.
3. 당신은 프로페셔널이다.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하라.

쉬워 보이는가? 내가 할 수 없는 일, 특히 나를 괴롭히는 일을 하지 않기란 몹시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너무나도 자주 그들의 (무)논리에 휩쓸리고, 애교로 상황을 모면하며, 이 농담만, 이 술자리만, 이 카톡만 참으면 모든 것이 좋아지리라 믿는다. 그렇지만 그런 날은 그냥 오지 않는다.

윤이나 작가의 프로페셔널리즘이 가장 빛난 때는 그녀가 ‘참지 않았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프로 돈돈러가 되면서도 자신의 몸과 감정을 보살피고, 할 수 없는 일에는 명확히 선을 긋는 일 말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에게 닥친 ‘문제’의 순간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기꺼이 그 구조적 부조리를 함께 헤쳐나갈 사람들과 연대하길 택했다. 잠재적 프리랜서인 우리 모두는 이제 주위를 둘러볼 필요가 있다. 내가 싸우고 있었던 부조리가 나의 일만은 아니었음을,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함께 지킬 수도 있어야 함을. 프리랜서 시대의 직업 윤리란 ‘할 수 없는 일’, 혹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구분하는 프로페셔널리즘은 아닐까.

 

 

[2] 나는 누군가

셀프브랜딩 워크샵 : 워크디자이너만이 살아남는다

| 그레이스 최, 워디랩스 컨텐츠 디렉터

긱스카우트 윤세린

워크숍이 진행되는 작은 방에 열 명의 참가자들이 모였다. 연극 디렉터, 요가 강사, 사회복지사 등 하는 일도 다양했다. 나의 진로를 하나로 설명하기에는 마음이 복잡해져 “질풍노도의 학부 3학년생”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셀프 브랜딩

모두가 자기 계발에 힘쓴다.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잠자는 시간을 아껴 영어, 중국어, 코딩, 광고, 디자인을 배운다. 내가 할 줄 아는 것을 잘하는 사람은 널렸고, 우리는 무한히 경쟁하며 자존감을 깎아 내리는 사회에 살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드물다. 그 와중에도 사회는 항상 변화하고 있으며 점점 복잡해진다. 어디에 맞추어 자신을 키워가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모두가 갈팡질팡한다.

이런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셀프 브랜딩”이 필수적이다. 나의 정체성을 브랜드화하여, 자기 PR에 성공해야 일종의 ‘사회적 생산자’로 재탄생할 수 있다. 나 또한 글쓰기, 과학대중화, 여성운동 등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뭐 하나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셀프 브랜딩 워크숍에 참석한 이유도 내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나의 어떤 능력에 주력해야 할지 알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레이스 최는 ‘정체성’의 정의부터 짚었다. “많은 사람들은 오롯한 나 하나의 본질이 ‘정체성’이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정체성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세상과 나의 접점을 찾아서 브랜딩하는 것이 셀프 브랜딩이다. 본질은 ‘내가 무얼 하면서 살고 싶은지’이고, 그 본질을 찾는 과정이 워크 디자인이다.”

 

‘나’라는 씨앗

Work design box kit를 받아 본격적으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세상과 나의 접점을 찾기 위해서는 나라는 씨앗, 더 나아가 나를 담고 있는 토양, 싹, 줄기까지 탐색해야 한다. 씨앗은 내가 가진 경험, 능력, 재능, 지식 등 다양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나의 자산이었다. 나의 경험 중 어떤 것이 가치가 있었는지, 나의 흥미와 지식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 돌아본다. ‘나’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 반복된다. 나의 씨앗을 성찰하고 나면 나의 토양, 줄기, 싹을 분석하여 ‘나’라는 브랜드에 맞는 노동을 톺아본다.

기자 수첩

워크숍의 막바지에 우리는 ‘50년 후의 나’를 상상해 보았다. 그리곤 둘씩 짝을 지어 서로를 취재했다. 50년 후 내가 되어 질문에 답변하는 설정이었다. 50년 후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나는 투쟁하는 소수자를 돕겠다고 대답했다. 돈을 많이 벌어 가정 형편이 어렵고 기회가 적은 여학생들을 돕고 싶었다. 당장 졸업 후에는 어떤 직업을 가질지 확신이 서지 않지만, 먼 미래에 대한 비전은 확고하다. 그렇게 내가 그리는 인생의 마지막으로부터 역유추해 현재 나의 가장 강력한 가치를 찾아냈다. 미래의 시점으로 현재를 바라보니 내가 추구해야 할 ‘일(Work)’의 범위도 좁혀졌다. 이 가치를 실현해가는 인생의 여정에서 워크 디자인은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다.

 

 

[3] 공간의 의미

make space, make it work | 조재원, 공일스튜디오

긱스카우트 이연경

카우앤독은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었다. 처음엔 영화 상영회에 참석했고, 그 다음엔 회의실을 빌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엄청나게 높은 천장, 카페와 코워킹 스페이스, 그리고 다양한 크기의 회의실들, 벽에 붙어 있는 여러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들을 보며, 첫눈에는 막연히 ‘힙’하고 좋은 곳이구나, 정도로 생각했었다. 회의실을 써보곤 ”여기 정말 일하기 좋겠다”고 생각했다.

리워크 컨퍼런스의 주최 공간으로 세 번째 찾았을 때는 마침 이 공간을 설계한 <공일스튜디오> 조재원 대표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이 공간에 어떤 철학이 담겨 있는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장치들을 설정했는지에 관한 이야기였다. 두 번째 방문에서 무의식적으로 “여기 정말 일하기 좋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공간 곳곳의 숨겨진 매력들이 드러났다.

공일스튜디오는 ‘플랫폼’으로서의 공간은 무엇일지 고민한다. 플랫폼으로서의 공간은 무수한 상호작용의 가능성을 가진 곳이다. 공동의 뜻과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함께 일하며,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에 따라 공간은 끊임없이 재정의된다. 구성원의 수 또한 유동적이므로 회의하는 사람 수에 맞춰 움직일 수 있는 테이블을 배치하는 등 자잘한 장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각자의 일하는 방식에 따라 사람들은 저마다의 공간을 정의할 수 있다.

조재원 대표님에 따르면 ‘공간 쉐어(share)’는 곧 ‘타임 쉐어’다. 공간을 나눈다는 건 시간을 나눈다는 것, 곧 인생의 한 때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일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함께 일하는 것을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었다. 공일스튜디오의 카우앤독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다.

 

 

[4] 결국, 이야기

텀블벅, 일 벌이는 사람들을 향한 응원

[텀블벅으로 일 벌이는 창작가, 창업가, 운동가들을 만나기]
| 김괜저 텀블벅 프로덕트 오너

 

읽히는 이야기를 짓고 전하는 사람들

[컨텐츠 창작자와 플랫폼의 상관관계]
| 김귀현 카카오 스토리펀딩 파트장

긱스카우트 김연희

텀블벅과 카카오 스토리 펀딩. 두 곳은 모두 “크라우드 펀딩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크라우드 펀딩의 부상 이후 창작자와 구매자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구매자는 창작자의 이야기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며 작업에 참여하고, 창작자는 독자들이 놓치고 있던 삶의 가치를 상기해 주기도 한다.

리워크 컨퍼런스의 첫째날은 텀블벅 프로덕트 김괜저 대표의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텀블벅은 최근 페미니즘 굿즈나 독립출판물 등이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플랫폼이다. 먼저 김괜저 대표는 자신이 텀블벅에 오기 전까지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을 들려주었다. 그가 했던 새로운 시도와 실험들에는 그야말로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민감하고 신선한 감각들이 텀블벅과 만나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우선 텀블벅은 크게 세 이용 그룹을 가지고 있다. 먼저, 자신만의 독립적인 창작 활동을 하는 창작자, 두번째는 창업가로 초기에 브랜드의 신뢰를 구축하고 사업 모델을 유연하게 실험하기 위하여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한다. 마지막으로는 운동가들이 있다. 이들은 창의적인 참여형 캠페인을 만들고 펀딩을 받아 독특하고 힘있는 운동을 만들어낸다. 보통 프로젝트들은 이 세 자기 유형의 혼합형으로, 자신만의 철학과 스토리텔링을 내세워 이용자들과 소통한다. 하나의 정체성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색깔을 띠는 창작자/창업가/운동가들의 모습이 사용자들에게도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특히, 대표적 성공 사례 중 하나인 “마더그라운드”는 텀블벅을 통해 정식으로 운동화 브랜드를 런칭했다. 마더그라운드는 텀블벅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줬고, 그 진솔함이 지지자들을 불러모았다. 창작자가 창업가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또 다른 성공 사례인 ‘생각 많은 둘째 언니’는 창작가이자 운동가의 모습을 보여줬다. 발달 장애인 동생과 함께 사는 둘째 언니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유튜브와 글로 풀어냈다. 그 전까지는 크라우드 펀딩을 새롭고 재밌는 시도가 있는 곳, 혹은 특별한 가치와 목표를 지닌 사람들의 모임 정도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생각 많은 둘째 언니를 보며 평범함이 특별함이 되고, 그 특별한 이야기에 공감하는 장이 바로 텀블벅과 같은 스토리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둘째 날 김귀현 카카오스토리펀딩 파트장의 스토리 펀딩 강연도 이와 맥락을 같이 했다. 스토리펀딩은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후원자로부터 조달하고, 후원자와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고 과정을 온라인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플랫폼을 의미한다. 따라서 스토리 펀딩에서는 최종 생산물보다도 “과정”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스토리 펀딩의 ‘스토리’가 꼭 갖추어야 할 요소들은 무엇일까?

첫 번째, 작더라도 확실한 니즈가 있는 스토리.
두 번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스토리.
세 번째, 1000명의 진정한 팬이 있는 스토리.

이 세 가지가 스토리 펀딩에서 가치 있는 스토리를 만드는 핵심이다. 그리고 ‘가치’가 소비자들을 충분히 움직인다면 ‘운동’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페미니즘 운동이 텀블벅에서 여러 차례 성공을 거둔 일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의미 있는 스토리를 가진 펀딩이 성공하고, 그 펀딩이 다시 또 다른 물결을 만들어낼 때 새로운 운동의 가능성도 생겨난다.

리워크 컨퍼런스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의 다양한 가치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새해부터 <걸스로봇>은 카카오 스토리펀딩에 다수의 프로젝트를 런칭한다. 그 중 여학생들만을 위한 메이커 공간 “핑크랩”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리딩하게 됐다.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페미니즘에 이제 막 입문한 초심자로서, 또 로봇공학도이자 메이커로서 나의 진심과 걸스로봇의 비전을 잘 전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5] 일의 재미

1기 펠로우 이세리

독서모임은 어떻게 일이 되었나? |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

레바리는 574개 북클럽으로 이루어진 독서모임이다. 윤수영 대표는 트레바리를 ‘독서모임 기반 커뮤니티 멤버십 서비스’라고 소개한다. 독서와 지식교류는 기반이 될 뿐 그 이상의 무엇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윤대표는 그것을 ‘우정을 파는 일’ 이라고 이야기한다.

트레바리 회원들은 우리가 학창시절 그랬듯, 좋든 싫든 4개월 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는다. 그 시절의 친구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를 곱씹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그래서 트레바리에는 독서모임 이외에도 번개나 다양한 문화활동이 존재한다.

윤대표가 트레바리를 시작한 계기는 평범하다. 그저 대학시절 시작한 독서모임에서 매력을 느끼고 이것을 점차 수익모델로 연결해갔다고. 좋아하던 독서모임을 일로 삼고 돈을 버는 것이 그럴듯해 보였지만 정작 그의 이야기는 정반대다.

‘독서모임은 재밌지만 그걸 운영하는 일은 재미가 없어요.’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하도록 만드는 일을 하고있다고 말한다. 돈을 내는 사람은 재미있는 것만, 돈을 받는 사람은 재미없는 것만 맡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이렇게 말했다. ‘일은 재미가 없어야 해요. 남들이 필요로 하는데 못하거나 하기 싫어하는 걸 해야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사실 남들이 필요로 하는데 나만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 역시 거의 없다. 능력이 남다르거나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취향을 가졌다면 모를까. 그럼에도 재미없는 일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 그는 좋아하는 것 안에서 일을 찾았다. 그리고 재미없는 일을 재미있게 하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을 덧붙였다.

첫 번째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친구들과 함께면 설거지도 재밌다는 이야기에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두 번째로는 일의 ‘최종 결과물(End-Product)’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것이다. 윤수영 대표의 엔드-프로덕트는 10만 명의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 책을 읽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나라를 만드는 거라고.

 

재미주의자들의 일하는 방법 | 김희윤 더부스 대표

김희윤 대표는 ‘더 부스’를 통해 맥주를 브랜딩하는 일을 하고있다. 어쩌면 자본주의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주류시장에서 대기업이 쌓아온 벽을 뚫으며 더 많은 선택권과 취향을 찾아주는 일이라고.

김 대표는 윤대표의 이야기 속 ‘능력이 남다른 사람’ 같았다. 하지만 그 능력은 어떤 기술이라기보단 자신이 하는 일의 재미를 잘 뽑아내고, 그 재미에 집중할 수 있는 무한의 에너지 같은 것이다. 김 대표는 ‘무려 한의사’였다. 맥주를 좋아하던 세 사람이 모여 단기간에 맥주가게를 열었다. 하루에 4시간씩 자며 낮에는 한의원으로 밤에는 더부스로 출퇴근하며 1년을 보냈고, 결국 ‘재미’를 쫓아 한의사를 포기했다.

김대표는 ‘재미’라는 단어를 많이 언급했다. 특히 단순히 즐거움을 찾는 것을 넘어서 재미의 포인트, ‘재미의 마이크로모먼트 (Micro Moment)’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가령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여행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가령 김대표는 여행을 좋아했지만, 해외라는 장소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간접경험하는 것이 좋았다. 이를 알고부턴 꼭 여행이란 수단을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이렇듯 아주 촘촘하게 재미의 모멘트를 찾아서 이것을 최대로 활용하는 것이 김대표가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방법이었다. 재미있는 일에 가질 수 있는 집중력은 남다르다. 김대표는 자신에게도 분명 힘든 순간들이 찾아왔지만, 그럼에도 계속 나아갈 수 있던 것은 자신에게 재미있는 일이기에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진솔한 조언의 말 역시 있었다.

‘꿈을 위해 무작정 몸을 던지는 것은 위험해요.’

김대표는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안전망을 설치하고 작게 시작해야 한다며 현실적인 부분을 짚었다. 내가 꿈꿨던 좋고 재미있는 것만 할 수는 없기에 일단 한 번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 자신이 한의원과 더 부스를 병행해왔듯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건 어렵다. 그것을 쫓는 건 두렵다.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기란 어쩌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리워크 컨퍼런스에 등장한 사람들을 보며, 걸스로봇을 통해 일의 의미와 재미를 찾고,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며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우리의 일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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