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페어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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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 에이스

프로젝트보다 메이커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드문 경우이다. 첫 날 가볍게 부스를 돌아보던 중 유독 어려보이는 여학생이 범상치 않은 자세로 앉아 컴퓨터를 만지고 있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어떤 메이커일까하는 호기심에 다음 날 우리는 이야기를 나눠보기 위해 해당 부스를 찾았다.
여학생이 속한 팀은 ‘버팔로 에이스’라는 패밀리메이커 팀으로, 온 가족이 함께 나왔다고 한다. 있으면 생활이 좀 더 편해질 듯 하지만, 막상 판매하기는 어려운 작은 물건들을 아두이노를 이용하여 제작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컨셉이다. 그래서인지 프로젝트의 결과물들은 작고도 친숙하다. 가령 손이 닿으면 자동으로 꺼지는 ‘안전 선풍기 변환키트’나 손이 더러운 경우에도 센서를 통해 돋보기를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자동 돋보기 클립’은 실제로 겪어온 불편함을 토대로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안전 선풍기 변환 키트의 모습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145095384@N04/albums)

‘버팔로 에이스’는 메이커 문화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 양재영님을 주축으로 움직인다. 전혀 상관없는 직종에 계시면서도 3D 프린터를 직접 구입할만큼 열정적인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이 어려서 적극적으로 제작에 동참하고 있지는 않지만, 간단한 디자인이나 조립 등은 함께하며 자연스레 메이킹을 접하고 있다고 한다. 가족이 다함께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생긴다는 점에서 메이킹은 가정안에도 자리잡고 있었다.

Sept et Miou – Atsushi Shichi, Miou

조금은 딱딱할지도 모르는 부스들 사이에서 알록달록하고 포근한 인형들이 줄지어 앉아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게다가 플래카드와 가랜드까지, 마치 장난감가게를 연상시키는 부스의 분위기도 독특했다. 인형들은 춤을 추고,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하며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현장에서는 간단한 진동모터를 이용하여 인형을 만드는 체험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초음파 센서를 통해 움직임을 감지하면 춤을 추는 인형이나, 쓰다듬으면 불이 들어오는 테디베어가 전시되어 즐거움을 주었다.

▲Sept et Miou 부스의 모습

Sept et Miou는 2012년 엔지니어 Atsushi Shichi와 메이커인 Miou Peluche가 협업하면서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처음에는 버려진 인형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커스텀 과정에서 시작되었는데, Miou가 Atsushi를 만나면서 움직이는 인형이라는 재미난 컨텐츠가 탄생하였다.

알록달록하고 귀여운 인형들이 아이들, 그 중에도 특히 여자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계와 로봇이 획일적인 틀을 깨고, 형태적인 면에서 다양성을 가지게 되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보다 다양한 그룹에 속한 이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자연스레 로봇을 접하게 되는 것이고, 의도와 상관없이 Sept et Miou는 그 소개자의 역할을 멋지게 하고있었다.

▲진동모터를 이용하여 만들 수 있는 움직이는 인형들.

키즈 메이커

보통 어린 친구들이 메이커로 자리한 부스는 조금 서툴고, 어른들의 손길이 많이 닿는다. 하지만 어린 여학생이 직접 체험을 안내하고, 보정을 위해 쉼 없이 컴퓨터를 만지는 부스가 있었다. 스파이 감시장치, 스마트 세이프 게임을 디자인한 키즈 메이커팀이다. 키즈 메이커는 아버지 강태욱씨와 두 딸 강선우, 강연수양이 팀을 이루는 패밀리 메이커 팀이다. 제작부터 코딩까지 언니인 선우 양이 대부분 맡아서 하고, 연수양 역시 언니의 영향을 받아 메이킹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해 메이킹에 동참했다고 한다.

▲보정을 위해 코드를 만지는 선우양의 모습.


다른 메이커 페어에서 아이템을 벤치마킹하여 프로젝트 방향을 정하고, 장치를 제작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심지어 참여자들에게 나눠줄 펜던트를 제작하는 것 조차 아이들의 생각과 손이 닿지 않은 곳은 없었다. 강태욱씨는 아이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개발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역할만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환경에서 선우양은 자연스레 커서 물리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기 시작할 때 가정에서 함께하는 메이킹이 어떤 순기능을 갖고 있는지 몸소 보여준 팀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프로젝트 준비 영상 중 한 장면 (사진 클릭 시 출처링크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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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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