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2016> – ‘디즈니리서치’의 ‘안아주는 로봇(Huggable Rob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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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는 학부생에게 참 어려운 곳이다.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굉장히 좁다. 휴머노이드 학회는 다른 학회에 비해 지루하지 않았을 뿐이지 학술적인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재미있게 들었던 몇 가지 발표들을 학부생의 이해수준에서 소개해볼까 한다.

디즈니리서치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회사다. 딱딱하고 고리타분할 것 같은 공학과 수학으로 아이들의 상상을 실현해주고, 어른들의 동심까지 자극한다. 지난해 휴머노이드 학회에서 디즈니리서치의 김주형 박사를 통해 처음으로 접하게 된 ‘허거블 로봇’ 역시 그런 연구였다.

디즈니랜드에서 우리는 만화 속 주인공들과 사진을 찍고, 포옹하며 추억을 남긴다. 하지만 그 주인공들은 실은 성인들이 인형 탈을 쓴 것이라, 아이들보다 작거나 비슷한 것으로 설정된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 미키마우스만 해도 키는 1m가 채 되지 않는다. 디즈니는 아이들을 안아줄 수 있는 적절한 크기의 로봇을 만들기로 했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처럼 생기고, 그렇게 걷는 이족보행 로봇을 만드는 것이 그 시작이었다. 캐릭터의 걷고, 뛰는 등 움직임에 대한 애니메이션 데이터는 이미 축적되어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 캐릭터의 기구학 구조와 일치하는 하체부 모델을 디자인하고, 만화 속 캐릭터처럼 걸을 수 있도록 로봇의 보행 패턴을 제작했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다. 캐릭터는 작은 크기의 발에 지나치게 많은 자유도를 갖고 있어 그대로 제작할 수 없었고, 애니메이션 속 움직임은 물리적 제약을 무시한 채로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그대로 로봇을 움직였다가는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데이터의 분석을 기반으로 기구학적 구조, 움직임의 범위, 모터가 필요로 하는 토크 등의 몇 가지 목표 요소들을 설정하고, 이에 따라 로봇을 디자인하였다. 보행 패턴 역시 디자인된 로봇에 적합하도록 수정을 하는 최적화 과정을 거쳐 실제 로봇에 테스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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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로봇이 접촉을 통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 안는다는 행위는 사람과 로봇 사이에 적절한 크기의 힘이 가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 디즈니리서치는 기압을 측정할 수 있는 밀폐된 공기주머니 형태의 모듈을 제작하였다. 제작은 모두 복합재료 3D 프린터를 이용하였다고. 이를 통해 로봇은 접촉을 인식하거나 물체를 부드럽게 잡는 것이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에어백과 유사한 역할을 하여 충돌에도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고장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영상을 보면 부드러운 두부도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을 만큼 섬세하게 압력을 조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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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한 모듈을 기반으로 포옹하는 로봇의 상체부를 디자인했다. 이전의 연구들이 기반을 쌓기 위한 것이었다면, 상체부 디자인은 직관적으로 로봇이 부드럽게 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가장 인상적이였다. 첫 번째 연구와 유사한 과정을 통해 애니메이션 데이터를 기반의 하드웨어 설계가 이루어지고, 두 번째 연구에서 개발한 에어백 모듈은 모터, 프레임, 베어링 등 단단한 부분을 감싸게 된다. 베어링은 로봇이 움직이고 물리적으로 접촉할 때 모터에 걸리는 부하를 줄일 수 있도록 직접 설계했다.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위해 내부의 지지 구조는 단단하고 견고하게 만들고 외부는 로봇과 사람 모두 다치지 않도록 부드럽게 만든다. 안쪽의 뼈를 바깥쪽 피부가 감싸고 있는 사람과 그 형태가 유사하다. 총 8개의 에어백 모듈이 양팔과 몸체부를 감싸고 있어, 로봇은 접촉과 가해지는 압력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부드럽게 안을 수도 있고, 로봇이 잡고 있는 인형 등을 사람이 당길 때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상호작용하는 모습 역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에어백 모듈을 기준 압력 이상으로 쥐었을 때는 이를 인지하여 모듈과 연결된 모터의 힘이 풀리고, 쥐는 힘이 기준 압력보다 약해지면 주어진 자세를 유지하며 모터가 고정된다. 이는 ‘쥐고 움직이기(grab and move)’ 기능으로, 이를 통해 보다 쉽게 로봇의 자세를 수정할 수 있다. 마치 철사인형으로 다양한 동작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해 연구)

https://www.disneyresearch.com/publication/design-of-a-soft-upper-body-robot/ – 영상 중 발췌 (클릭시 출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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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휴머노이드 학회에서는 아이들이 안는 힘을 데이터로 수집해 보다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놨다. 숨숨인형(Tsum Tsum)을 개조해 28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약한 포옹과 강한 포옹 각각 3번씩의 데이터 값을 받았다. (그 중 27명의 데이터 값만이 유효했다.) 안는 행위에는 걸리는 시간도 아이마다 다르고, 그 세기와 종류도 다양하여 명확한 검출과 분류는 굉장히 어렵다. 측정된 압력의 최대 크기는 2.623psi, 평균은 1.583psi였다. 이를 토대로 외력에 충분히 견디고 안전한, 포옹에 적합한 로봇을 제작했다.

손가락은 간편하게 3D프린팅을 통해 제작했지만, 팔은 더욱 튼튼하게 만들 필요성이 있어 3D 프린팅 공정을 사용하기에는 어려웠다. 손가락의 공기주머니는 지난해 연구와 동일하게 힘을 측정할 수 있고, 이 로봇팔은 약 1kg정도를 들 수 있는, 아이들과 교감하기에 적절한 힘을 갖고 있다. 팔에는 도넛 형태의 에어백 모듈이 들어가고, 모든 제어기는 하단의 메인박스 안에 내장돼 있다.

김주형 박사에 따르면 바깥 쪽 커버를 제작하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폴리우레탄 커버를 씌워 친근하고 위협적이지 않은 외형을 만들었다. 팔이 접히는 부분에는 고무조각을 늘려 부착함으로써 스트레치 부분을 간단하게 디자인했다. 외관에 씌울 얇고 균일한 폴리우레탄을 적절한 가격에 구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결국 대량 생산되는 쓰레기봉투가 저렴하면서도 가장 적합한 재료로 유용하게 사용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다.

워크숍 현장에서는 특히 공기를 불어넣어 유지하는 커버와 외관에 대한 질문과 의견이 많았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실제 인형처럼 공기가 들어가는 공간에 무언가를 채워넣어 폭신폭신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겠지만, 실제 움직임에 제약을 주는 만큼 현재로서 적절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포옹을 하고 악수를 하고 어울려 놀아도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으며,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부드럽고 위협적이지 않은 외형을 갖는 것. 이러한 부분들이 해결된다면 우리는 정말 ‘베이맥스’와 함께 하는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 같다.

*이 곳에서 김주형 박사의 디즈니에서의 연구를 모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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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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